서류 마감일인 1월 9일, 나는 열심히 한국어 이력서와 영문 이력서를 꼼꼼히 작성하였고 뿌듯한 마음으로 '지원하기' 버튼을 누르고 잠이 들었다. 연락올 날만을 기다리면서.
그러던 어느 날, 갑자기 인턴십 공고란에 [유엔난민기구(UNHCR) 한국대표부 ODA YP 모집(연장 공고)] 가 뜬 것이다. 내가 지원 했던 공고가 연장이 되다니! 이게 무슨 뜻일까? 접수한 지원서가 별로 없었을까? 내가 낸 지원서가 탐탁치 않아서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일까? 나는 탈락인걸까? 별의 별 생각을 하면서 아,, 경쟁자가 더 많아지겠네 힘들겠다..하는 생각을 했다.
그리고 며칠 후 엄마랑 전시회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, 늦은 오후였다. 모르는 02 로 시작하는 서울 번호가 뜨길래 안받았더니, 곧바로 다시 또 전화가 걸려왔다. '이건 뭔가 중요한 거다' 라는 직감이 들어 전화를 냉큼 받았다. 바로 유엔 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온 전화였다.
이유는 즉슨 내가 낸 지원 중 영어 홈페이지에서 냈어야 할 지원서가 도착하지 않았다며 빨리 내달라는 이야기였다. 모집 연장공고는 1월 12일 24시까지였고, 전화가 온 날은 12일 오후 3시였다. 모든 것이 빠르게 정리되었다. 그렇다. 그 연장공고는 나때문이었던 것이다.
(물론 전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지만! ㅋㅋ 나중에 아빠에게 얘기하니 그래서 그런거라고 하더라. 난는 그 말을 그냥 믿기로 했다. 멘탈 관리를 위하여!)
한국어 이력서는 잘 전달 되었는데, 영문 지원이 무슨일인지 접수가 되지 않았다니. 곧바로 UNHCR 지원 홈페이지로 들어가 지원 이력을 확인해보니 내 지원서가 failed 처리 되어있었다. 이유는 알 수 없었다.
똑같이 작성하여 두 번을 더 지원해보았다. 두번 모두 failed 처리가 되었다. 왜 자꾸 실패했다고 뜨는걸까.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. 그런데 failed 칸 아래 '지원서가 failed 되는 이유' 에 대한 조그마한 설명이 메모되어 있었다.
시스템이 지원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technical problem인 경우가 제 1 이유였다. 이 경우 지원 요건이 맞지 않는 경우에 그럴 수 있다고 한다. 영어를 못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거나 등등 그 때 바로 내 머릿속을 스치는 한 단어가 있었으니.. 바로 영어!
이력서를 토대로 자동 이력 기입 시스템을 통해 지원서를 작성했는데 이때 내 이력서에 영어가 fluent가 아닌 intermediate로 되어 있었다. 분명 YP 프로그램 지원 자격기준이 영어를 Fluent하게 하는 사람이었지만, 모든 한국사람의 마음이 그렇듯, 자신의 영어 실력을 선뜻 유창하다고 말할 순 없었던 나는 중간 정도 한다고 써놓았던 것이다. 시스템은 '얘는 영어가 중간 실력이네, 지원 자격이 안되니까 지원할 수 없어' 라고 여겨 내 지원서를 failed 처리 한 것이었다. AI 이 똑똑한 ㄴㅗㅁ..
밑져야 본전이지 생각하며 영어를 Fluent로 바꾸고 다시 지원해보니 지원 현황이 applied 로 바뀌더라. 이 것때문이 맞았네....^^ 씁쓸했다.
※ 혹시 나와 같이 본인의 영어 실력에 대한 회의와 겸손함을 가지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, 꼭 그러지 마시라고 내 영어실력은 유창해! 라고 생각하시며 fluent 라고 적으시라 말씀드리고 싶다. 아님 지원 자체가 어려울테니!
서류는 사실 합격할 것 같았다. 왜냐하면 내가 영어 서류를 빠뜨렸다고 대표부에서 전화까지 왔기 때문이다. 내 한국어 서류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빨리 영어 서류를 내야 1차 합격자로 추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해서 서류는 합격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.
그리고 영문 서류를 부랴부랴 재 제출한 바로 다음 날, 서류 합격 메일을 받았다.
따끈 따끈한 면접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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